디지털 자산 상속 가이드, 유튜브 채널·구글 애드센스 사망자 정산까지
앞선 글에서 “목록만으론 유산이 아니다”라고 했죠.
이번엔 그 다음 단계, 실제로 돈이 되는 디지털 자산을 가족에게 어떻게 넘길지를 한 번에 정리합니다.
핵심은 세 가지예요.
① 대부분의 플랫폼은 계정 소유권 이전을 허용하지 않는다.
② 하지만 남아 있는 수익금(미지급 정산분)은 일정 요건 하에 수령할 수 있다.
③ 생전에 설계하지 않으면 사후에 그 자산을 유지하거나 회수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지금부터는 유형별로 상속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의 종류와 실제 실행 절차를 살펴보겠습니다.
✅ 공통 원칙: 상속 이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
- 계정 공유는 금지
플랫폼 약관상, 비밀번호나 OTP, 백업 코드를 가족에게 알려주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다.
따라서 사후에는 공식적인 상속 청구 절차만 이용해야 한다. - 접근 정보는 ‘봉함 문서’로 분리 보관
유언장에는 자산이 어떤 플랫폼에 있고, 계정명이 무엇이며, 정산 계좌는 어디인지 정도만 적어야 한다.
실제 로그인 정보나 시드 구문은 별도 봉투에 담아 별도 보관하되, 위치를 명확히 해두자. - 회수한 정산금은 상속 재산으로 간주됨
따라서 상속인은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을 검토할 수 있어야 하며, 세금 이슈도 사전 확인 필요. - 유언집행자는 한 명 지정 + 예비 집행자까지
사망 이후 실행을 주도할 유언집행자의 연락처와 역할을 문서에 기록해두자. - 플랫폼 정책은 변동 가능성 있음
각 플랫폼의 상속/사망 처리 링크나 담당 부서 정보를 유언 부속문서에 기록하고, 분기별로 점검하자.
📌 유형별 디지털 자산, 이렇게 상속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각 자산 유형별로 실제 상속이 가능한 방법과 함께, 꼭 알아야 할 주의사항들을 정리한 가이드입니다.
1. 국내 거래소 코인(업비트·빗썸 등) ― “OTP를 잊어도 서류로는 해결된다”
왜 까다롭나?
국내 거래소는 본인 인증이 매우 엄격합니다. 로그인과 OTP까지 막히면 유족은 잔액조차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준비·진행 절차
- 고객센터에 “사망자 상속 접수” 메일 →
- 사망진단서·가족관계증명서·인감증명서·상속재산분할협의서 4종 팩스/우편 제출 →
- 거래소 심사(2~8주) →
- 보유 코인을 원화 환산해 상속인 공동 명의 계좌로 입금.
현장 이야기
실제 한 유족은 1.3 BTC가 묶였지만 “코인을 그대로 옮길 방법이 없다”는 답변에 일괄 원화 정산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심사만 3개월 걸렸지만 끝내 계좌로 돈을 받았고, 이후 OTP 백업 키를 USB에, 코인 목록은 종이에 출력해 금고에 보관하는 가족 규칙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2. 해외 거래소(바이낸스·코인베이스 등) ― “아포스티유가 관건”
왜 어렵나?
해외 거래소는 KYC(본인확인) 정보가 한국 서류와 1:1로 맞아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아포스티유(국제 공문서 인증)까지 요구해 서류 번역·공증-배송만 두 달이 가기도 합니다.
성공 전략
- 국내 공증사무소에서 ‘사망진단서·상속인 증빙’ 영문 공증 → 외교부 아포스티유 → 국제 특송.
- 거래소 ‘Estate Team’ 티켓을 발급받아 실시간 진행 상황 체크.
- 코인을 먼저 스테이블코인(USDT 등)으로 환전하면 가격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음.
현장 이야기
미국 외 거주자의 코인베이스 계정을 상속한 한 사례는 “서류가 완벽하더라도 답장이 4주 단위로 왔다”는 고충이 있었습니다. 결국 가족은 거래소 승인 후 USDC로 전환 → 지정 지갑 전송 → 국내 거래소에 다시 입금해 현금화했습니다. 총 소요 5개월.
3. 개인 지갑·하드월렛(메타마스크·레저) ― “시드 구문이 전부다”
핵심 포인트
- 시드 구문·패스프레이즈를 잃으면 자산도 함께 사라집니다.
- 법적 권리보다 ‘접근 권한’이 우선인 영역.
안전한 인계법
- 시드 12/24단어를 두 벌 작성.
- 첫 번째는 봉함 봉투에 넣어 금고 보관.
- 두 번째는 철판・가족 간 ‘멀티시그’ 등으로 물리적 백업.
- 유언장 본문에는 “시드 구문은 봉함 문서 A에 있다”는 위치만 적기.
현장 이야기
2-of-3 멀티시그 지갑을 쓰던 한 투자자는 본인·배우자·회계사에게 각 1개씩 서명 권한을 줬습니다. 본인이 사망하자 나머지 2명이 합의 서명 → 지갑 접속 → 가족 지갑으로 이체. **“아예 분쟁 소지가 없었다”**고 회고합니다.
4. 유튜브 채널 수익 ― “브랜드 계정 전환이 생명줄”
알아둘 점
- 개인 Google 계정은 법적으로 ‘양도 금지’.
- 하지만 **채널을 ‘브랜드 계정’**으로 바꾸면 여러 관리자를 둘 수 있습니다.
생전 설계 체크리스트
- 채널을 브랜드 계정으로 전환.
- 가족을 관리자→소유자로 단계 승격 예약.
- 애드센스 지급 프로필에 가족 수취인 정보 사전 등록(세금 인터뷰 포함).
현장 이야기
사망한 부모 대신 자녀가 채널을 이어받은 B가족의 경우, 채널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애드센스는 ‘미지급 정산(180 만 원)만 받고 계정은 폐쇄’해야 했습니다. 자녀는 새 애드센스를 만들어 채널에 연결해 수익을 이어갔죠. “브랜드 계정이 아니었으면 채널도 사라질 뻔했다”는 후기.
5. 애드센스 ― “한 번만 정산받고 계정은 종료”
- 애드센스는 계정 이전 불가가 대원칙이다.
- 지급 대기 금액이 있다면 ‘사망자 정산 요청 양식’과 증빙 서류를 제출 → 세무 인터뷰 후 지급.
- 이후 계정은 자동 종료되니, 채널이나 블로그가 계속 돈을 벌려면 새 애드센스를 연결해야 한다.
- 계정은 지급 후 폐쇄되지만, 블로그 자체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상속인이 새 애드센스 계정을 만들어 재승인을 받으면 같은 블로그에서 광고 수익을 이어 갈 수 있습니다.
6. 음원·저작권·전자책·스톡 수익 ― “저작권만큼은 상속된다”
음원 저작권료 | KOMCA(저작권협회) 권리자 변경 신청 | 공동 저작, 신탁계약 여부 확인 |
전자책 | 출판/전자책 유통 계약서 | ‘판매권’과 ‘정산권’ 분리 여부 체크 |
스톡 이미지/영상 | 저작권자 증빙 + 새 계정 | 계정 양도 불가, 새 계정 재등록 필요 |
✅ 사례: 작곡가가 별세했으나 저작권 등록이 완료돼 있어, 가족이 권리자 변경 후 매달 스트리밍 수익을 정상 입금받고 있습니다. “대시보드엔 못 들어가지만, 돈은 들어온다”는 표현이 딱이죠.
7. 앱스토어·구독 플랫폼 ― “개인 계정은 난이도 최상”
- 법인 명의일 땐 대표 변경 → 계약 양도로 비교적 간단.
- 개인 개발자는 사실상 “새 계정 개설 → 앱 소스 재등록” 코스가 빠름.
- 구독·후원 플랫폼(패트리온 등)은 크리에이터 계정을 폐쇄하고 후원을 종료해야 할 수도 있음.
8. 도메인·웹사이트 ― “자동 갱신이 끊기면 끝”
- 사망 직후 레지스트라(가비아·후이즈 등)에 소유자 변경 신청.
- EPP 코드 받아 계정 이전 또는 결제 카드만 교체.
- 자동 연장 실패로 도메인이 경매에 넘어가는 경우가 잦으니, 카드 정보부터 점검하자.
🧾 실제 진행 순서
- 유언집행자 확인 → 상속인 협의(포기/한정승인 포함)
- 각 플랫폼에 사망자 통지 및 서류 접수
- 미지급 정산 우선 회수 (애드센스·스톡·전자책 등)
- 권리자·지급 주체 변경 (저작권·도메인 등)
- 공지 게시 (채널·블로그에 인수자 안내 → 사칭 예방)
- 부속 문서 업데이트 및 점검일 설정
⚠ 자주 터지는 실수와 예방 팁
- “계정 상속 가능”이라는 표현은 틀림.
→ 정확한 표현은 “미지급 수익 정산 또는 권리자 변경이 가능” - 유언장에 비밀번호 직접 기재는 금지
→ 봉함 문서로 분리하고 보관 장소만 유언장에 언급 - 국제 플랫폼은 서류 체계 복잡.
→ 번역 공증·아포스티유 등 사전 설계 필수 - 코인 변동성 고려
→ 시세 급락 대비, 수수료·세금까지 감안한 현금화 전략 필요
🔄 폐쇄 후 ‘새 애드센스’로 재승인 받는 절차
- 새 Google 계정 - 상속인 명의 Gmail 생성
- 애드센스 신규 신청 - 이전 계정이 달려 있던 블로그 URL 입력
- 승인 코드 삽입 & ads.txt 갱신
- 정책 검수 통과 - 보통 15 일(정책 위반 이력 있으면 24 주)
- 기존 광고 스크립트 ➜ 새 Publisher ID로 전면 교체
⚠ 주의
- 사이트 품질은 매번 새 계정 기준으로 다시 평가된다.
- ads.txt에 이전 ID 삭제 + 새 ID 추가를 꼭 해 줘야 승인 지연을 막을 수 있다.
🎯 사례 정리
✅ 사례 A: OTP·백업 정보 없이 남긴 업비트 계정
상황:
40대 가장이 갑작스러운 질병으로 사망. 업비트 계정에 약 1.3BTC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가족은 로그인 정보와 백업 수단을 전혀 알지 못함.
대응:
가족은 업비트 고객센터에 문의한 뒤, 사망자 상속 절차에 따라 다음 서류를 준비함.
- 사망자 상속 청구서
- 사망진단서
- 가족관계증명서
- 인감증명서
- 상속재산분할협의서
계정 접근이 불가능하여, 코인 전송은 포기하고 계좌 정산(원화 환산) 방식으로 요청함.
결과:
약 3개월의 심사 끝에 보유 코인이 원화로 환산되어, 상속인 공동 명의 계좌에 일괄 지급됨.
이후 가족은 같은 실수를 방지하기 위해, OTP 백업 정보는 USB에, 자산 목록은 종이로 출력하여 자택 금고에 보관하는 방식으로 자산 인계 시스템을 개선함.
✅ 사례 B: 유튜브 채널 ‘브랜드 계정’으로 미리 전환한 가족
상황:
자녀가 운영하던 유튜브 채널(@mindtech)이 월 80만 원 수준의 애드센스 수익을 발생시키던 상황.
채널 운영자인 부모가 사망했으나, 채널이 '브랜드 계정'으로 전환돼 있었고, 자녀가 공동 관리자에 미리 등록돼 있었음.
대응:
사망 직후 가족은 구글의 ‘비활성 계정 관리자’ 설정 여부를 확인했으나 미설정 상태.
하지만 브랜드 계정 구조 덕분에 자녀가 직접 채널에 접근할 수 있었고, 애드센스 수익은 별도로
- 정산 신청서
- 사망진단서
- 상속인 증명 서류
등을 제출해 일회성 지급을 받음. 이후 기존 애드센스 계정은 종료되었고, 자녀 명의의 새 애드센스 계정을 채널에 연결해 수익 흐름을 유지함.
결과:
브랜드 계정과 관리자 설정이 사전 준비되어 있었기에, 채널 삭제 없이 운영 지속이 가능했고 수익 중단도 발생하지 않음.
가족은 이후 모든 수익 채널에 ‘공동 관리자 추가’, ‘정산용 서류 사전 준비’를 철저히 관리하기 시작함.
✅ 사례 C: 저작권 수익은 받았지만, 코인은 영구 손실
상황:
아버지가 메타마스크 지갑에 5 ETH를 보유하고 있었으나, 시드 구문이나 패스워드를 어디에도 기록해두지 않음.
반면, 자작 전자책 3권과 어도비 스톡 이미지 20건이 매달 저작권 수익을 발생시키고 있었음.
대응:
메타마스크 지갑은 시드 구문 복구 실패로 접근 자체가 불가능. 가족은 복구 툴과 디지털 포렌식까지 시도했으나 실패함.
반면 전자책은 출판사에 ‘작가 사망 통지’를 전달한 뒤 계약자 변경을 요청하여 가족 명의로 정산 계좌 전환 완료.
어도비 스톡도 저작권자 변경 요청 및 증빙 후, 새 계정으로 수익 연계 완료.
결과:
“접근 가능한 자산”과 “접근 불가능한 자산”의 차이가 상속 가능 여부를 가른 사례.
가족은 이후 모든 수익 자산에 대해
- 관리자 접근 권한 확보
- 저작권 등록 여부 확인
- 자산 목록 문서화
를 생전부터 관리하기 시작함.
✅ 오늘의 한 줄 요약
디지털 자산 상속은 ‘계정 이전’이 아니라 정산, 권리 승계, 접근 인계의 조합입니다.
① 약관상 계정 이전은 대부분 불가 ② 미지급 정산은 가능한 경우가 많음 ③ 사전 설계가 있으면 사후 유지가 쉽다.